
젉 - 첫 선물
-시라부 생일 챙겨주는 백조택 -
(카와니시와 시라부는 사귀는 설정입니다.)
201x.04.03. 날씨 그럭저럭
오늘부터 잡다한 일기를 써보려고 한다. 오늘은 딱히 한 게 없으니 긴 말은 패스.
201x.04.04. 날씨 평범함
오늘 우시지마 선배의 공에 얼굴을 정통으로 맞을 뻔 했다. 큰일 날뻔. 그런데 켄지로가 막아줘서 다행히 얼굴 스파이크는 피했다. 고마워. 그러고보니 예전에 카라스노 10번이 얼굴 맞은 것 같긴 한데 아팠겠네...
201x.04.05. 날씨 꽃핌(--..)
오늘 책상을 보니 켄지로가 아끼던 시계가 박살 나 있었다.... 어쩌지. p.s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마스크를 더 사놔야 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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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x.04.15. 날씨 괜찮음.
오늘은 내 생일. 같은 배구부원들 에게 선물을 잔뜩 받았다... 텐도선배가 케이크를 던지셔서 코로 케이크를 먹었다. 아 맞다, 세미 선배. 주신 꽃무늬 머플러 잘 받았습니다.. 윽. 오늘 하루종일 선물 들고 켄지로랑 놀러 다닌지라 몸이 말이 아니다. 그런 의
미로 오늘 일기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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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x.05.03. 날씨 좋음.
오늘은 배구부원들이랑 같이 내일 있을 켄지로의 생일 파티를 준비하러 시내에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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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백조택은 하루를 거의 가깝게 지내는 지라 애들 끼리 사이가 돈독하였음. 그래서 생일인 애가 있으면 같이 축하해주고 파티해주고 선물을 챙겨주는 게 당연하다 여김. 그리하여 내일이 생일인 시라부 몰래 다같이 모여 선물을 사러 가기로 계획하였음. 카와니시는 미리 준비를해서 갈 생각 없었지만 선배들의 애원에 결국 따라가기로 하였음.
"타이치 !!"
그렇게 얼떨결에 나온 타이치가 어기적 어기적 약속시간 10분 전에 도착하였음. 그런데 선배들은 이미 흥분한 상태로 약속장소에 나와 있었음. 우-와..언제부터 나와 있던 거야, 오늘 하루 피곤할 것 같다.. 그렇게 생각을 하며 가까이 가자 다들 어느 종이를 들고 떠들썩 하였음. 리스트에 무얼 적어 왔는지 펄럭펄럭 자랑하며 이걸 할거다, 저걸 할거다. 얘기를 펼치는 선배들. 준비 많이 하셨네..아, 당연한 건가. 하긴 깐깐한 우리 켄지로의 생일이니.. 아 그리고 세미선배의 옷 패션은 여전히 대단하네.
몇분이 지나 나머지 사람들이 다 오자 텐도가 이제 가자며 말을 하곤 발을 돌림. 다들 어딜 가는지 몰랐으나 텐도의 의기양양한 발걸음에 결국 따라가기로 하였음.(시내를 잘 모르는 탓도 있음) ..한 10분 정도가 지났을까, 텐도를 따라 계속 걷자 어느 웅장한 시내가 보였음. 사실 텐도는 우시지마와 같이 국대 연습을 보러 간 적이 많아 웬만한 괜찮은 시내는 알고 있음. 그걸 알 리가 없는 배구부원들은 그저 텐도에 벙찜 ㅋㅋㅋㅋ(텐도:무시하는거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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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치 이건 어때?!
-세미선배, 켄지로 취향은 곰돌이가 아니에요.
-헉 이것 봐! 미라클 이라는 글자가 적힌 티셔츠라니!! 이게 좋겠어.
-아니 선배가 좋아하는 걸 사면 어떡해요. 고시키, 물건 부시지마. 가져다 놔. 그리고 세미 선배 그 꽃무늬 옷 좀 치우세요.
시내에 들어가자 배구부원들이 눈에 빛을 내며 팔딱팔딱 물건을 고르기 시작함ㅋㅋㅋㅋ. 왜인지 모르겠지만 다들 고른 물건을 가져가서 타이치한테 검사받음ㅋㅋㅋㅋㅋ 하지만 운동 밖에 모르던 우리 남정네들은 제대로 된 선물을 집어 오지 않았음..그리고 몇십분이 지났을까 계속해서 이상한 (?) 물건만 가져오자 타이치가 허탈한 한숨을 쉬며 한 곳에서만 고르기엔 멀리 도시까지 온 보람이 없다며 말을 돌리곤 안 쪽으로 들어가보자 함. 하지만 결과는 똑같았음.
-타이치 !!!!! 미라클 티셔츠 보라색도 있다고?!
-아니 선배...
-선배! 이거 시라부선배 한테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습니까?!
-고시키, 어딜봐서 그 오리신발이 켄지로한테 잘 어울린다 생각하는 거냐. 아 깜짝아, 옆에 붙어 있지.. 아 !!세미 선배 그 꽃무늬 옷 왜 들고 왔어요 !!
ㅋㅋㅋㅋㅋㅋㅋㅋ점점 게이지가 차오르는 타이치. 하지만 진심으로 골라 온 모양이라 화는 못냄.. 그렇게 사투를 벌이다 어찌어찌 선물을 다 산 배구부원들. (카와니시: 나만..) 슬슬 해 질 시간이 되자, 부원들은 가야겠다며 역으로 향했음.
- 타이치, 선물 못 샀는데 괜찮아? 내일이라구.
-아 , 네 저는 괜찮아요.
그런데 다들 선물을 샀는데 타이치 혼자만 생일선물을 사지 않음. 왜 그러지 싸웠나..안되는데.. 내일이 시라부 생일인지라 걱정 된 부원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음. 그러자 다행스럽게 타이치는 자기는 미리 선물 준비 했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손사레를 침. 이제야 안심하는 우리 착한 부원들.. 그렇게 7시쯤 되서 미야기에 도착하고 역 앞에서 인사말을 남기곤 헤어졌음. 한명 한명 역에서 떠나고 마지막으로 고시키가 인사를 하고 떠나자 타이치는 다시 역 안으로 들어가 이번엔 다른 시내를 가는 지하철을 탔음.
"이 시간이면 좀 늦겠는데.."
한 시간 정도의 거리를 지나자 목적지에 도착해 지하철을 내리고 타이치는 어느 인적이 드문 가게로 뛰어가기 시작했음. 역에서 부터 쉬지도 않고 계속해서 뛰자 드디어 가게의 모습이 보임.
- 저 저기!
- ...?
그러나 가게를 정리 있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보였음. 아 망했다. 하지만 적어도 여기서 포기 할 타이치가 아니었음. 안되면 부탁이라도 해보자. 타이치는 멈추지 않는 숨을 억지로 들이키고 차분하게 할아버지에게 다가가 말을 이음.
- 죄송합니다. 카와니시 타이치로 예약한 사람이에요. 이미 다 정리하셔서 번거로우시겠지만...
- 번거러울게 뭐가 있나요? 들어오세요.
뒷목을 어루만지며 머쓱하게 말하는 타이치가 민망하게 할아버지는 인심이 좋은 웃음을 지으시며 타이치를 가게 안으로 안내했음. 아 좋으신 분이다.. 가게 안을 들어가자 타이치는 익숙하게 카운터로 발을 돌렸음. 그리고 할아버지는 작업실로 들어가시더니 어느 상자를 들고 나오심. 그리고 상자를 어루 만지시며 카운터 맞은 편에 서 있는타이치에게 상자를 내밀었음.
- 늦게 온 이유라도 있나요?
- 죄송합니다...
-아니요. 죄송할게 뭐가 있나요? 만드는데 공 쓴 건 학생인데.
머쓱하게 웃음을 지어보이자 할아버지는 상자를 상표가 쓰인 상자에 고스란히 담으시면서 말을 이으셨음.
-학생같은 손님은 처음이에요. 거리도 먼데 매일 와서 작업을 도와준다니 애인이라도 주는 건가요?
아.애인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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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꼭 해주고 싶었어요.
음. 왜 하필 시계냐고? 그건 켄지로가 아끼던 시계가 나 때문에 부숴져 버렸거든.
201x.04.04.
오늘 우시지마 선배의 공에 얼굴을 정통으로 맞을 뻔 했다. 큰일 날뻔. 그런데 켄지로가 막아줘서 다행히 얼굴 스파이크는 피했다. 고마워. 그러고보니 예전에 카라스노 10번이 얼굴 맞은 것 같긴 한데 아팠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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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타이. 타이치 앞 !!!"
오늘은 우시지마선배의 상태가 안 좋으셨는지 자진해서 연습시합을 나가시고 세미선배에게 부탁해 같이 스파이크 연습을 하였다. 그렇게 켄지로랑 나는 자동으로 같은 코트에서 연습시합을 뛰게 되었고 신입생 때부터 맞춰봐서 눈에 거슬리는 건 별로 없었다. 이 놈의 꽃가루만 빼곤. 오늘부터 벚꽃이 피기 시작하더니 내 코를 엄청나게 간지럽혔다. 으으..알레르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하지만 계속해서 뛰어야하는 배구부이기에 낄 수가 없었다. 아 나 죽어.
알레르기 때문인지 시합이 끝나고 쉬는 타임에 눈이 간질거리기 시작했다. 아 미치겠네, 병원 다시 들려야.. 켄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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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소리가 났다. 아마 이 소리는 공과 켄지로가 맞닿은 소리였다. 벙쪄있는 나를 깨운 건 다름아닌 내 앞에 서 있는 작은 켄지로이었다.
- 야 다친 곳은?
-켄지로.. 너야말로 손에 피나..
한참 쉬고 있던 텐도선배가 큰 소리가 나자 뛰어와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켄지로는 화내긴 커녕 나를 걱정해주었다. 텐도선배의 말에 나는 눈이 저절로 켄지로의 팔로 향했지. 엄청 빨개 .. 피나. 역시 켄지로도 사람인가봐, 말이 끝나자 바로 팔의 진통에 인상을 쓰곤 팔을 맞잡았거든. 근데 바보같이 나는 계속해서 벙쪄있고 켄지로의 피나는 손만 바라보고 있었어.
켄지로가 많이 아팠는지 보건실을 좀 다녀와야겠다 하였다. 다들 알겠다 얼른 다녀와라 걱정을 하곤 다시 감독님의 호출로 인해 코트로 돌아가는데 켄지로가 나의 손을 맞잡더니 "가자" 라고 말했다. 음 맞아. 아마 그때 내가 정신 차렸을 거야. 보건실에 가는 동안 나는 켄지로의 손을 놓지 않았다. 아 . 아 . 카와니시 타이치 진짜 병신. 그렇게 복도를 걷고 보건실에 도착 하였다. 사정을 말하고 보건 선생님이 주신 파스를 뿌리고 붕대를 감았다. 저 작은 몸에 붕대를 칭칭 감으니 진짜.. 안쓰러워 죽을 것 같다.
"아무래도 며칠은 운동 쉬는게 좋겠지?"
생각을 멈추게 하는 보건 선생님의 단호한 말. 켄지로는 며칠간 배구를 못한다는 소리에 입을 살짝 깨문 것 같았다. 그리곤 맞잡은 손에 힘이 더 들어 갔고.. 그렇게 보건실에서 나오고 나와 켄지로는 복도의 벤치에 앉아 잠깐 숨을 돌렸다. 아무도 없는 초저녁이라 학교 복도에는 사람없이 햇빛만이 들어왔다.
...
...
무슨 말이라도 해야 되는데 지금 나보다 켄지로의 상태가 더 안 좋아 보여 뭐라 할지 전혀 모르겠어.
- ...미안.
- 뭐가.
- ...
사실 이 사과에는 안그래 보이지만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내가 정신 안 차리고 있던 것도. 그 탓에 켄지로의 팔이 다친 것도. 그리고
'우시지마상 ! 조심 해 주세요 !!'
켄지로가 처음으로 우시지마상한테 화를 냈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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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x.04.05. 날씨 꽃핌(--..)
오늘 책상을 보니 켄지로가 아끼던 시계가 박살 나 있었다.... 어쩌지. p.s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마스크를 더 사놔야 겠어.
헉. 오늘 책상을 보니 망가져 돌아가지 않는 시계가 박살 나 있었다. 왜 . 왜 망가진 거지. 아. 이 시계는 어제 일로 인해 부숴졌을 것이다. 켄지로는 물건을 의외로 소중히 대하거든. 그리고 웬만해선 시계는 안 망가지잖아. 아악.. 죄책감.
아마 켄지로 슬퍼했겠지.. 배구부 들어와서 처음으로 받은 우시지마선배 선물이니까. 그래도 내가 애인인데 맨날 우시지마상 선물만 갖고 다니니 서운했다 이거야.. 아니 나 왜이래? 지금 질투나 할 때냐. ...그래 뭐 이참에 시계 선물이나 해주자.. 내 잘못도 있으니까.
-
"켄지로 생일 축하해!!"
201x.05.04. 타이치가 시계를 받고 다음 날 시라부의 생일이 되었음. 다들 너나 할 거 없이 시라부생일을 축하해주었음. 전에는 이렇게 웅장하게 한 게 아니여서 꽤 큰 생일축하에 살짝 감동 함. 근데 그 감동은 고시키에 사라져 버리게 됨... 고시키가 시라부생일을 핑계로 케이크를 던지려고 했기 때문ㅋㅋㅋㅋ...근데 반전으로 그거 텐도가 시킨 거 ㅋㅋㅋㅋㅋㅋㅋ'츠토무, 켄지로 이런 거 좋아하니까 이번엔 너가 해봐 ~~' (고시키: 처음으로 텐도선배를 원망했습니다.) 한심하게 바라보다가 케이크를 고스란히 상에 얹혀 놓고 도망치는 텐도를 잡으려는 고시키가 보이자 결론은 자기 생일 축하해주려고 그런 거니까 화내지 않고 그냥 멋쩍게 웃어 주기만 했음. (고시키: 시라부선배 어디 아프십니까? 아. 왜 때리세요..) 그리고 이쯤이면 됐나싶어 다들 상자에서 선물을 꺼내더니 시라부에게 내밀었음.
-고민 끝에 산 거니까 잘 쓰고 ! 너무 고마워하진 않아도돼 *^^*
-아 감사합..
제일 먼저 시라부가 받은 선물은 세미의 선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미세미는 결국 고집 끝에 곰돌이 잠옷을 선물해줌..( 카와니시:결국 살 거면서 왜 물어봤는지 알고싶어요.) 예상은 했지만 이런 걸 선물 할 줄은 몰랐던 시라부는 표정관리 안됨 ㅋㅋㅋㅋㅋ시라부의 표정을 보더니 아 안되겠다 싶었던 텐도가 손에 들고있던 준비한 선물을 건냄.
-미..미라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막상 꺼냈지만 자기의 선물도 보통이 아니라 소심해지는 텐도... (시라부: 싸늘)
차례대로 선물을 받다가 정상적인 선물인 레온의 선물에 화색이 밝아져 그렇게 요란한 (?) 생일 파티를 이어갔음. 1..2..3. 다들 떠들썩하게 놀 때 시라부는 잠깐 부실에 들어가 자신이 받은 선물을 세고 있었음. 음.. 타이치 선물만 없네. 딱히 안 줘도 상관은 없지만. 의아는 했지만 별 신경은 쓰지않고 부실에 짐을 두고 나와 모두에게 다가가려 하였음. 그런데 부실에서 나오자 저 멀리서 놀고있던 타이치랑 눈이 마주침.
-(이.따.가)
눈치를 슬쩍슬쩍 보다가 손으로 입을 가린 다음 뻐끔뻐끔 말하는 타이치. 그리곤 가렸던 손으로 하트 만들고 도망가기 ㅋㅋㅋㅋㅋㅋㅋㅋ 시라부 경악하다가 그래도 귀여워서 웃음 터짐 ㅠㅠㅠ. 타이치는 가끔 시라부한테 애교부리고는 하는데 하고도 자기가 부끄러워서 도망감...(고시키: ? 선배 왜 혼자 웃고 계세.. 아.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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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뻐근해.."
요란했던 파티를 끝내고 시라부는 기숙사로 올라와 짐을 풀고 있었음. 상자 하나하나 뜯으면서 편지도 읽고 선물도 정리하고 있는 중. 짐 풀면서도 정상적인 선물이 나오질 않자 허탈감이 듦ㅋㅋㅋㅋㅋ 세미상 곰돌이 잠옷 짱이다.. 그래도 (타이치) 꽃무늬 아닌 게 어디야.. 고시키 오리신발 .. 이 미라클 티는 어디서 구한거야. ..
덜컥.
-어 켄지로 먼저 가라해서 미안....
..
..?
-이제 왔냐.
-너 그거 누가 준 거야?
타이치가 부실 청소를 끝내고 기숙사로 돌아옴. 그런데 오자마자 인사는 무슨 난데없이.. ?.. 그리고 그거라니. 아 이거?
-이 시계? 우시지마상이 선물로 주신 거야. 저번에 공에 맞은 거 때문에 신경 쓰셨나봐.. 별 거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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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콰가강.... 잠깐 잠깐..그 무덤덤하신 우시지마 선배가 시계를 선물 하셨다고? 그걸 어떻게 기억하고...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지금 문제는 자신과 우시지마의 선물이 겹친다는 거였음. 게다가 같은 이유와 목적인 것도 . 그리고 내 것 보다 더 비싸고 좋아보여.. 우시지마선배 도련님이시라 했는데.. 대답을 해도 계속해서 벙쪄있는 타이치에 시라부는 무슨 일 있냐며 묻지만 타이치는 대답을 할 수가 없었음. 아까 집에 들어왔을 때 시라부가 시계를 계속 만지작 거리며 웃고 있었기 때문에.. 게다가 역시 도련님답게 시라부에게 잘 어울리는 시계를 선물해 잘 어울렸거든..
-선물 이제 줄 수 있지?
아 . 선물 그렇지 내 선물.. 줄 건 줘야지! 아무리 선물이 겹치고 목적이 같더라도 열심히 준비 한 건데...
하아 진짜 . 아무리 생각하기 싫어도 시라부 시계 만지면서 웃는 모습이 계속 생각 나.
-미안, 집에 놓고 왔나봐.
타이치는 가방에 있는 시계를 꾹꾹 쑤셔놓곤 시라부에게 처음으로 거짓말을 했음. 자신이 전혀 밀릴 건 없지만 왜인지 타이치는 시라부에게 선물을 할 수가 없었음.
201x.05.04. 날씨:
최악
-
AM 01:03
"으아윽. 아 뭐야 가방을 왜 여기다.."
시라부가 잠을 자다 화장실을 가고싶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가려고 했음. 퍼억. 그런데 발을 내딛자마자 무어에 걸려 발을 찧었음. 소리없는 아우성을 지르다 걸린 가방에 짜증을 내는 시라부 ㅋㅋㅋㅋ 자신은 가방을 의자에 걸어 놓으니 이 가방 주인공은 당연히 저 카와니시 타이치 겠지... 하면서 부들거리는 손을 내리고 몸을 숙여 가방에서 나온 물건들을 주섬주섬 다시 담았음. 귀찮다고 궁시렁대면서 물건들을 가방 안에 넣고 있는데 뭔가 가방에 조그마난 상자 같은게 있어 안되는 걸 알면서 상자를 꺼내 보았음.
[flower for you]
당신에게 꽃을? 웬 꽃을.. 타이치 이런 취향...
펄럭.
상자를 들자 안에서 무어가 떨어졌음. 아 진짜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 헐레벌떡 고백종이라도 될까봐 종이를 줍고 빠르게 내용물을 보기 시작함.
[안녕 켄지로 오늘 생일 축하해.]
.. 우-와. 엄청 간단한 편지. 편지인가 이게 쪽지가 아닌가 정도로 간단한 내용이었음. 그럼 이게 내 선
물 이란 건가? 놓고 왔다며 이자식이. 그리곤 말을 아끼고 시라부가 한 손엔 쪽지를 들고 한 손으로는 상자의 내용물을 들여다 보았음.
-
"야 시라부, 그거 쁠라월뽈유 시계 아니냐?"
아 저 발음 진짜 언제 들어도 웃기네.. 근데 쟤가 어떻게 알아?
-맞는 것 같은데
-헐; 직접 만든 거야? 그 장인 할아버지랑? 역시 시라부 성격..
-여기서 성격 얘기가 왜 나와. 그리고 뭐? 할아버지?
-뭐야 이 시계 너 거 아니야? 이 집 수제 시계집으로 유명한데... 만드는 것도. 봐 시계에 너 이름도 새겨져 있네
어 진짜네... 뭐야 직접 만든 거였어? 근데 왜 숨기려고 한 거야. 감동이라도 노린 건가. 그런 거라면 살짝 성공이긴한데......시라부는 시계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 어느 집이 유명하고 어느 곳이 좋은지 알 리가 없었음. 그래서 시계에 자기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지도 파악하지 못했음. 오히려 시계쪽이라면 타이치쪽이 관심이 많았음. 시라부는 옆에 앉아서 구경하는 거 정도 ? 시라부는 시계를 몰래 빼온 거라 타이치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고맙단 말은 해야 될 것같아 이따 부활동 시간에 얘기하려고 하였음.
"어? 타이치 오늘 늦게 온다고 했어. 뭐 두고 온 게 있나 봐"
엥 급한 일인가? 타이치는 여태까지 뭔 일이 있어도 부활동은 꼭 나오는 부류였음. 근데 갑자기 왜.. 뭔 일이 있겠지 싶어 넘어가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말도 안 하고 늦게 올 애가 아니란 말이지. 예전 같으면 자기 보러라도 간다고 아픈 몸도 끌고 온 애라.. 결국 시라부는 걱정을 못 이기고 코치님에게 기숙사에 물건을 두고 왔다며 부탁해 타이치가 있는 기숙사로 향함.
우당탕탕!!
기숙사 방 앞에 도착하자 방에서 뭐가 무너졌는지 큰 소리가 났음. 시라부가 놀라 문을 열고 곧 들어가자 눈에 보이는 건 흐트러진 가방과 그리고 타이치. 얘 뭐하나.. 학교가 끝나고 바로 달려 왔는지 아직 교복 상태였음. 옷도 안 갈아입고 뭐해? 뭐가 그리 급하길래....
-야 너 뭐,
그리고 방 안으로 들어오자 타이치가 경직된 상태로 저를 보았음. 아니 얘 왜이래?
-켄지로, 너 그 시계 어디서 났어?
-? 아...맞다. 이 시계 고마워, 예쁘더라. 잘 차고 다닐게.
말을 하자 갑자기 타이치는 다리 힘이 풀렸는지 침대에 거의 쓰러지 듯 앉았음. 그리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음.
-...우시지마선배가 주신 거는.
-책상 서랍에.
-.........왜 내 꺼 찼어. 우시지마선배가 주신 게 내 꺼보다 더 좋은..
-장난하냐, 나 너랑 사귀고 나서 처음 받는 선물이야. 너 설마 어울리지도 않게 우시지마상 선물이랑 너 선물이랑 비교한 건 아니지?
-...안 했어.
허, 진짜 했나보네. 이 시계 찾을라고 저런 거 였어? 그리고 점점 목소리가 개미 죽은 듯이 기어들어가자 왠지 모르게 시라부 웃기기 시작함..... 아무리 내 애인이라지만 이거 가지고 혼자 앓았을 생각하니 너무 웃겨 죽을 것이다. 하지만 타이치의 세상 진지한 표정에 마음 속으로만 웃음... ㅋㅋㅋㅋ애가 근데 반응이 너무 귀여워서 시라부는 계속 뾰로퉁 한 척을 하기로 함. 괘씸하기도 하고.
-나 못 믿은 거냐?
-아..니..야.
??어라 목소리 ㅋㅋㅋ. 그사이에 또 안심이 됐는지 목소리 좀 풀린 것 같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젠 아에 부들부들 떨면서 웃음 참는 시라부. 저 덩치도 큰 애가 쭈글이에 움크려서 얼굴 감싸고 있으니 귀여워 죽을 것 같겠지. (팔볼출)
-못 믿었네. 실망이다 카와니시 타이치.
-...
크흠. 이제 이러다가 삐지겠다. 하고 슬슬 그만하려하자 타이치가 벌떡 침대에서 일어나 시라부 쪽으로 걸어왔음. ?! 뭐.뭐야. 그리고 우뚝 시라부의 앞에 가까이 오자 팔을 벌리곤 자신의 품 안에 시라부를 안았음.
...
...
-미안해, 우시지마선배 시계 너무 좋아했으니까 내가 선물해도 될까 하고.
.
.
.
아아.. 이 카와니시 타이치. 시라부 이때부터 표정 관리가 안되기 시작. 자꾸 안에서 나오려는 웃음 실실 감추려고 해도 미소가 머금어짐. 어제 웃은 거?.. 아ㅋㅋㅋㅋㅋ 설마 우시지마상이 주신 그 장난감?
사실 시라부가 웃은 거 우시지마가 준 시계에 바보쨩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 그리고 작동 하지 않는 전시용 시계이기 때문에 그저 한번 차 본 거임. 그게 웃겨가지고 웃은 건데 그걸 또 얘가 오해 했나봐ㅋㅋㅋㅋ그렇게 시라부는 반대편에선 머리 위에 먹구름 끼고 세상 푹 떠나가라 진지한 타이치 머리를 쓰담아주었음. 그러자 누가 대형견 아니랄까봐 시라부 어깨에 끼깅거리면서 얼굴을 푹 숙임. 귀도 빨개지고 이제야 완전히 안심 했는지 숨을 푹 쉬었음.
-..아 진짜... 로맨스 원했는데 나.
아. 저건 시라부도 같은 마음이었음. 이 시계면 어떻게 받아도 좋지만 이왕 받는 거 더 좋게 받는 게 좋겠지.. 그리곤 시라부가 자기 손에 찼던 시계를 풀고 타이치에게 건냈음.
-해 줘.
그리고 우수꽝스러운 표정을 짓다 시라부에 시계를 건내받고 뾰로퉁한 표정으로 시라부의 가늘한 손목에 자신의 시계를 채워 주었음. 그러자 퍼뜩 고개를 들며 손을 맞잡는 타이치. 그리고 심호흡을 몇번 하더니 긴장한 모습은 다 어디가고 자신이 반한 그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말을 했음.
"생일 축하해. 켄지로.."
...
.
.
그래.. 최고 선물은 이거지.
-
201x.05.05. 날씨: 최고다.
드디어 내가 켄지로 오른쪽 손목을 채워줄 수 있게 되서 좋다. 아 근데 켄지로가 내 시계 새벽에 가져갔다보다. 보안을 좀 더 철저히 해야겠어. 아냐 켄지로라면 뭐.. 아 모르겠다. 어쨌든 오늘 기분은 최고였다. 지금도 그렇고 .. 아 우리 켄지로가 이 쪽으로 온다. 들키면 안되니까 일기는 여기서 끝 ! 바이바이.
p.s - 내 켄지로 생일 축하해.